곤충이 미래 식량 자원으로 각광받으며 곤충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 식용곤충, 곤충으로 만든 음식 등은 이미 대중들에게 알려진 지 오래고, 화장품이나 기능성 의약품 소재로도 활용되는 중이다. 그러나 그런 곤충의 먹이, 즉 사료를 생산하는 산업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다. 그 틈새시장을 정확히 정조준하여 뛰어든 인물이 있다. 그 인물은 이제 불과 고등학교 2학년생인 17세의 청소년이다. 곤충을 좋아했던 마니아에서 어엿한 한 기업의 CEO가 된 고교생 사업가, 칠명바이오의 공희준 대표를 만나본다.
“곤충은 저에게 장난감이자, 친구였어요.”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공희준 대표는 맞벌이 직장인 부모님 밑에서 한 살 위인 형과 함께 자랐다. 공대표에게 곤충은 살아있는 장난감이자 친구였다. 햄스터, 고슴도치 등을 키우며 놀다가 본격적으로 곤충을 키우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였다.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등의 곤충 100여 마리를 키웠다.
“제가 사육하는 곤충뿐만 아니라 곤충 사료에 온갖 날벌레들이 꼬여서 온 집안에 해충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핀잔을 듣기도 했죠.”
또 다른 고충이 있었다. 바로 한 달에 많게는 15만원까지 나가는 사료 값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씩 만들어 보기 시작했다. 그것이 곤충사료 생산사업을 시작하게 된 시발점이 되었다.
“직접 만든 곤충사료를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이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직접 만든 사료를 곤충을 키우는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줘 봤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때 국내에는 아직 곤충 사료 생산업체가 거의 없었고, 어린 나이지만 이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석에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곤충사료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외삼촌이 선뜻 500만 원을 투자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됐고,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들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도전 2018 K 스타트업’에서 수상을 한 이후였습니다.”
“‘도전 2018 K 스타트업’이후 반대하시던 부모님도 든든한 후원자가 됐죠.”

공대표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도전 2018 K 스타트업’에 나가 특수 발효기술로 곤충에게 가장 적합한 사료를 제조하는 기술로 우수상과 상금 1억 원을 받았다. 이 돈으로 본격적으로 창업을 시작했다. 전북 완주에 150평의 공장도 임대했다. 공대표의 창업을 반대하던 부모님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기 시작했다.
공대표만의 비밀병기인 ‘당 배합 발효기술’은 한마디로 레시피다. 곤충의 주된 먹이인 미생물의 증식을 극대화한 기법! “특별히 어려운 기술이라기보다는 축적형 실험 데이터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디테일한 작은 테크닉이 들어가긴 합니다. 그건 비밀입니다.”
“칠명바이오에는 칼퇴근! 유연근무! 회식 없음! 야근 없습니다!”

현재 칠명바이오에는 한 명의 직원이 있다. 업무 지시에 있어서 최대한 부담 없이 유쾌하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리더로서 해당 분야의 이해도와 전문성을 좀 더 갖춘 뒤에 하반기에 최대 3명을 추가로 고용할 예정이다. 17세의 CEO가 운영하는 (주)칠명바이오의 최대 자랑거리는 무엇일까.
“무조건 칼 퇴근, 유연근무, 회식없음, 퇴근 후 연락없음, 야근없음, 주말 연락없음, 공휴일 보장!!”
“아직 어려움이 많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겨나갈 겁니다.”

아직 창업 초기인 공대표에게는 해결해야 될 문제가 산적해있다. 허가문제나 레시피를 개발하는 실질적인 문제부터 어린 CEO로서 연세 많으신 농민분들을 대하는 문제까지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젊은 패기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해결해나가고 있다.
공대표는 창업을 희망하나 망설이고 있는 청년들에게 격려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창업계에서는 대학생들도 굉장히 어린 나이로 평가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대학생 형, 누나들이 아직은 어려서 안 될 거라며 창업을 두려워하십니다. 그러나 창업의 최대 장점은 박사든, 고등학생이든, 남자든, 여자든 모두 동일한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곤충은 과거의 나를 지금의 나로 만들어준 존재 같아요.”

아직은 농구를 좋아하고 놀이카페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노는 게 좋고, 내년에는 대학입시도 준비해야 하는 평범한 고등학생 공희준 대표. 그러나 공대표는 이제 한 회사를 책임져야 할 CEO이다.
공대표는 한 기업의 수장으로서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기업이 아닌 더 나아가 좋아하는 곤충으로 지구촌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것이 우리가 공희준 대표를 곧 억대 매출을 바라보는 17세의 CEO가 아닌,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사업가로 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