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면접장에 도착한 시간은?”하고 면접관이 묻는다.
자주 하는 질문은 아니지만 면접자의 허를 찌르는 예리한 질문이다.
안내된 면접 시간은 ‘오전9시’라는 전제로 정리해 본다.
면접자 #1 : “9시 10분입니다”
면접자 #2 : “8시 50분입니다”
면접자 #3 : “8시 30분입니다”
면접자 #4 : “조금 늦게 9시 10분에 도착했습니다. 지하철 사정으로 그랬지만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면접자 #5 : “제 시간에 왔습니다”
왜 이런 질문을 할까?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질문이다. 본격 면접에 들어가기 전에 하는 스몰토크 성격의 질문으로 딱딱한 분위기를 약간 누그러뜨리기 위한 목적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는 면접자는 무조건 사실 그대로 답을 할 수밖에 없다.
굳이 이런 질문은 두 가지 경우이다.
하나는 면접자의 구체적인 실천력을 알아보는 경우다. ‘약속을 잘 지킨다’, ‘성실한 사람이다’, ‘친구들 사이에 믿음을 주는 편이다’ 등으로 자기소개서에 기술한 것을 단번에 확인하게 된다.
또다른 한 경우는 일을 대하는 태도를 보게 된다. 약속의 준비, 상대방 배려 등이 묻어 나온다. 적절한 타이밍은 10분 내지 20분 정도 먼저 가는 수준이면 적절하다.
되묻는 질문들
면접자 #1에게는 “오늘 몇시 집결이라고 연락을 받으셨지요?”라고 나온다. 당연히 9시로 짐작이 된다. “9시입니다”라고 하면, “약속 잘 지킨다면서요”, “성실하다면서요”라며 되물으면 면접자는 거의 멘붕 상태에 이르게 된다.
면접자 #2에게는 “보통 약속이 있으면 그 정도 시간에 도착하나요?”, “찾아오는 데 힘들지는 않았나요?”라며 다음 질문으로 이어가며 자연스러운 대화 모습, 태도를 점검하게 된다.
면접자 #3에게는 “무척 일찍 왔네요. 바로 면접장으로 왔나요?” 라고 묻는다. 바로 왔다면 평소 약속하면 30분 정도 먼저 가냐며 묻는 정도로 마무리 한다. 간혹, “10분 정도 1층 로비를 둘러보며 분위기에 적응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라고 하면, “눈에 띄는 것이 있었습니까?”라며 물을 가능성이 크다.
“예, 로비에 있는 조형물과 오가는 직원들의 모습 등을 보았습니다. 분위기가 좋았고, 꼭 합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도의 답이 나온다면 최상의 평가를 받을 것이다.
면접자 #4의 경우는 특별하게 되물을 일이 없다. 스스로 알고 있고 바로 사과하고 있지 않은가? 일부 면접관 중에는 “매사를 이런 식으로 가볍게 대하는 편인가요?”라며 물을 수도 있다. 정말 그날만 있는 잠깐의 실수이기를 바란다.
면접자 #5는 너무 부자연스럽다. 범죄자 취조도 아니고 질문의 취지와도 다르다. 시간을 물었다. 제 때 왔는지를 물은 것이 아니다. 이 답변과정에 퉁명스러운 태도가 보이고 유사한 질문에도 이런 방식으로 답변을 한다면 상당히 치명적이 된다. 본 질문에 대한 실력 점검은 둘째 문제이다.
경쟁의 치열함, 그리고 태도
이 글은 입사면접의 ‘치열함’을 전제로 작성되고 있다. 그래서, 사소해 보이는 요인으로 탈락되는 경우가 많다. 끝나고 나면 본인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면접관들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때가 많다. 보다 나은 경우, 보다 좋은 답의 구분이 어렵다. 사소한 것에도 조심해야 한다. 좋은 ‘습관’이 몸에 배여야 한다는 것이다. 워낙 긴장된 자리니 미리 알고 훈련되어 습관이 되어야 자연스럽게 면접에 임할 수 있다.
몇 년 전에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에서 ‘성공을 막는 13가지 습관’이라는 제목의 글에 첫번째 나쁜 습관으로 ‘맞춤법 실수’라고 소개된 적이 있었다. 사소한 실수가 전체를 망친 것이다. 사업가나 직장인의 생활 습관에 인과(因果)적 관점에서 가장 상단에 있으며 결정적인 항목이 있다면 ‘시간지키기’이다.
보나 좋거나(Better than) 보다 나은(More than) 것의 경계는 의외로 사소한 것에 있다.
다음 질문은?
“다른 회사에도 지원했나요?”라는 질문이다. 나라면 어떻게 답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