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은 운전매너가 좋다 [김소진의 커리어칵테일](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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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사람은 운전매너가 좋다 [김소진의 커리어칵테일](38)
  • 뉴스앤잡
  • 승인 2024.05.2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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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좌회전하는 것 같던데… 앗!”

오 대표의 차가 갑자기 급제동을 했다. 덕분에 옆자리에 앉아있던 내 몸도 급격히 앞쪽으로 쏠렸다.

“김 대표님 괜찮으세요?”

오 대표가 급히 날 쳐다보며 물었다.

“네. 괜찮습니다.”

내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앞차가 갑자기 방향등 없이 끼어들어서. 다치시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오 대표는 나를 안심시킨 후 다시 차를 출발시켰다. 앞차를 향해 경적을 울리지도, 상향등을 깜빡거리지도 않았다.

“대표님은 괜찮으세요? 그나저나 대단하시네요. 보통 남자분들은 운전하다 이런 경우가 생기면 화를 내시던데.”

내가 물었다.

“아? 하하. 뭐 급한 일이 있었나 보죠. 아니면 운전이 서툴거나. 바쁜 사람들끼리 화내고 싸워서 뭐하겠어요? 그냥 이해하는 거죠. 보세요. 안 그래도 미안하다고 비상등을 깜빡거리잖아요.”

오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그 모습을 보니 문득 몇 주전 다른 분의 차에 탔을 때가 떠올랐다.

“저런 미친놈이 있나? 저런 자식들은 혼 좀 나봐야 해!”

모 회사 전 상무는 우리 앞에 끼어든 차를 향해 신경질을 내더니 갑자기 액셀을 밟으며 차의 속력을 확 높였다. 몸이 뒤로 쏠리고 차체도 심하게 흔들려서 옆자리에 앉은 나는 불안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전 상무는 아랑곳 않고 레이싱을 펼치더니 기어코 아까 그 차 앞에 똑같은 방식으로 급작스럽게 끼어들었다. 이번에는 그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은 듯했다.

“짜식! 아무 것도 아닌게.”

전 상무는 의기양양하게 말하더니 다시 차선을 바꿔서 그 차와 나란히 섰다. 그리고는 창문을 열고 그 운전자에게 소리쳤다.

“야! 임마! 운전 똑바로 해!”

물론 그 차 운전자도 가만히 당할 리 없었다.

“XX! XXX! XXXX!”

바로 험한 말이 돌아왔다.

“뭐? 임마!”

더 놔두면 진짜 큰 싸움이 벌어질 판, 나는 전력으로 전 상무를 말렸고 덕분에 우리는 그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머리 아프고 아찔한 순간이었고, 그 일 이후 전 상무에 대한 나의 호감은 깨끗이 사라졌다. 이제는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 중 한 명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상하게 남자들은 운전할 때 자존심을 부리곤 한다. 갑자기 끼어드는 것, 누가 나를 추월하는 것을 못 견딜 뿐만 아니라, 누군가 차선을 잘못 들어서거나 해서 자신의 진행에 조금이라도 지장을 주기만 하면 엄청나게 화를 낸다. 평소와 너무나 상반되는 모습에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결국 운전할 때 나오는 모습이 그 사람의 본모습이 아닐까 싶다. 평소엔 여러 가면으로 본성을 감추지만, 운전대를 잡으면 진짜 모습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운전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작은 사고만 나도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전할 때는 이기고 지고가 없다. 그냥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만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특히 누군가를 태우고 운전을 할 때는 그 사람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게 더욱 안정감 있게 운전해야 한다. 잘 끼어들고, 위반 잘하고, 속도대결에서 지지 않는 것에 감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운전이 점잖다.

쓸데없는 걸로 감정소모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유롭게 운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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