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를 다르게 요구하는 두 상사에 대처하는 방법 [유경철의 인재경영](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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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를 다르게 요구하는 두 상사에 대처하는 방법 [유경철의 인재경영](91)
  • 뉴스앤잡
  • 승인 2024.05.0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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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직에 이 말을 적용해보면 팀원 개인의 이익을 위한 싸움에서 결국 회사의 실적이나 미래와 같은 중요한 요소들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너무나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이런 문제,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하면 좋을까요?

 

<실제 사례 연구>

대형 고객사를 상대로 수많은 제안 작업을 하는 영업본부는 상무와 팀장의 체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한 상무의 위로 새로운 본부장인 이 전무가 외부에서 영입되어 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상무는 본부장인 이 전무가 자신의 출세를 가로막는 방해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전무는 좋은 성과로 경영층의 신뢰를 더욱더 쌓아갔으며, 이와 반대로 상무는 의식적으로 전무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구도를 형성하였고, 이에 따른 구설수로 경영층의 눈 밖에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주 중요한 제안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상무는 팀장에게 ‘반드시 수주하라’는 압박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솔루션을 제안에 포함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신규 개발 중인 솔루션이라 아직 충분히 안정성에 대해서 테스트가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말입니다.

“상무님, 말씀하신 솔루션은 아직 테스트 중이라 안정성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본부 회의에서 전무님의 지시로 이번 프로젝트의 준비에 관해서 결정이 났는데, 아직 검증이 안 된 솔루션으로 제안을 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만….”

“이봐, 이번 프로젝트의 클라이언트는 우리와 오래도록 거래한 곳 아닌가? 그러니 우리가 제일 잘 안단 말이지. 그런데 왜 갑자기 영입된 전무의 지시대로만 해야 하나? 문제가 생기면 다 내가 수습할 수 있어. 일단 우리 힘으로 수주만 하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해서든 밀고 나가면 돼. 전무가 지시한 방식으로 과연 수주할 수 있을까?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알았지?”

“(속마음) 상무가 너무 본부장을 적으로 여기는 것 같은데…. 이번 프로젝트마저 실패하면 임원에서 물러나게 될까봐 안절부절못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괜히 나까지 휘말리면 골치 아픈데….”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우선 사내 정치라는 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기에 앞서 이번 파트에서의 사내 정치의 관점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사내 정치란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기업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동원하고, 조직 내부의 여러 가지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조직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하는’ 의미의 관점에서 생각해봅니다.

흔히 사내 정치는 분명히 존재하며, 본인도 그 피해자라고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조직의 고위직으로 승진해서 일하기 위해서는 사내 정치가 필수라고도 이야기합니다. 사내 정치란 단어 속에는 긍정적이고 공식적인 느낌보다는 비공식적 혹은 불법적이고 매우 부정적인 느낌이 많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혹시 조직에서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펼쳤던 권모술수나 승진을 위한 여러 가지 비공식적인 활동을 미화하기 위해 사내 정치란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정치는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정치, 특히 사내 정치를 굉장히 안 좋은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다루는 사내 정치는 권모술수를 이용하여 경쟁자를 제거하고 불법적으로 조직의 권력을 쟁취하고자 하는 목적의 사내 정치가 아닙니다.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기업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동원하고, 조직 내부의 여러 가지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조직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하는’ 의미로서의 사내 정치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상황 대처법 ①: 당장 눈앞의 실적을 위해서 미래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조직의 입장에서 매우 적절치 않습니다. 더구나 최고 경영층의 결정이 아니라 임원 한 사람의 독단적인 판단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조직의 입장에서는 아주 위험한 선택입니다.

여기서 단지 ‘상무가 지시한다’라고 그대로 따르면 안 됩니다. 상무를 설득하거나, 그게 안 된다면 공론화를 통해 전무, 상무, 팀장이 모두 모여 수주를 위한 전략에 대해 다시 점검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실무를 담당하는 팀장의 역할입니다. 특히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솔루션이라면 개발팀의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등 이슈화하여 재논의를 해야 합니다.

 

상황 대처법 ②: 사내 정치로 인해 상무가 선택한 방식을 택했을 때 반드시 전무에게 변경된 방식을 보고해야 합니다. 보고와 공유가 없이 선택한 방법은 결과가 좋더라도 문제가 됩니다. 결과가 나쁘면 상무가 책임을 져야 하고, 결과가 좋아도 전무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감정을 상하게 합니다. 이 경우 상무와 팀장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 대처법 ③: 팀장은 반드시 정공법을 택해야 합니다. 정공법이란 무엇일까요? 특정 부서, 특정 중역을 위해서가 아닌 회사 전체의 사업목표 달성을 위해서 공식적인 절차로 일하는 것을 정공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 시 정공법이 아닌 소수의 이익을 위한 판단을 한다면 지금 당장은 넘어갈 수 있겠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문제가 됩니다. 특히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기 쉽습니다. 다시 말해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상무가 제시한 대안이 반드시 옳다고 할 수는 없으며, 조직 내의 권력 투쟁을 위한 욕심으로 인하여 지나친 무리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 팀장은 반드시 사안을 객관적으로 보고 이 문제를 정공법으로 풀어가야 합니다.

상무님께, 전무님께 직접 의견을 말씀드리고, 그래도 풀리지 않으면 더 상위의 경영층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공식적인 절차를 따라서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당장에는 그냥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결국 팀장은 ‘왜 이런 위험성을 알았으면서도 의견을 내지 않았느냐’는 질책을 받게 될 수 있음을 기억하세요.

 

마지막으로 사내 정치에 대해 좀 더 추가적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사내 정치는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일임을 늘 떠올리세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경쟁자를 제거하거나 조직 내의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음모는 권모술수와는 다릅니다. 수주하는 방법의 고민으로 보이지만, 결국 상무가 전무를 제거하고 본인이 승진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쁜 의미의 사내 정치를 벌이는 것이 위의 사례입니다.

 

다음으로 사내 정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한 절차(정공법)의 문제임을 인식합니다. 앞서 살펴본 사례에서 자칫하면 ‘전무의 지시를 따라야 하나, 상무의 지시를 따라야 하나’로 고민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는 두 선택지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선택지가 있음에도, 과연 이를 팀장이 따라야 할까요? 그런 위험성이 있다면 공론화를 통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직 전체의 목표·가치와 부합하는 해결책을 선택해야 합니다. 팀장은 회사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회사의 관점에서 일을 봐야 하는데, 여기에 주관적인 욕심이 개입되면 판단을 그르치게 되기 쉽습니다. 개인 차원의 사익보다는 어떤 솔루션이 조직의 핵심 가치나 목표에 부합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시야를 유지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개인의 사익인지 혹은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 정도는 본인이 알 수 있습니다. 늘 자신의 마음을 객관화하고자 하는 노력이야말로 팀장의 필수 덕목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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