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스펙보다 중요한건 매력이야 [김상엽의 지피지기(知彼知己)](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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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스펙보다 중요한건 매력이야 [김상엽의 지피지기(知彼知己)](20)
  • 뉴스앤잡
  • 승인 2023.05.0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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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기에다 졸업 후 똑같이 대기업에 입사해 모 그룹 인사과장을 거쳐 감사팀장을 지낸 나와 비슷한 경력과 시야를 가진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다. 학창시절 그 친구는 경영학과, 난 회계학과, 학과는 다르지만 같은 경영대학 소속이라 전공필수를 빼곤 대부분의 수업을 같이 들었다. 우연한 기회에 강의실 옆자리에 앉아 군대 얘기를 나누다 친해졌고 덕분에 경영대학 대다수인 경영학과의 다양한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었다.

우리 둘 다 비교적 경기가 좋은 시기에 입사해 운이 좋았던 반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회사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 공통점이 있고 사회생활 과정에서도 공감대가 많아 만날때마다 그때의 추억은 물론, 지독했던 상사이야기, 견디기 힘들었던 회식이야기, 신입사원 시절 떨리고 긴장되던 경험담을 나누면서 황금같았던 20대를 추억하곤 한다.

얼마 전 그 친구를 만나서 40년이 넘은 복요리로 유명한 노포를 찾았는데 주인 할머니는 여전히 좁은 주방을 총괄지휘하셨고 30대로 보이는 손녀가 가게를 돕고 있었는데, 함께 곁들여진 몇 가지 반찬이 어찌나 맛있던지 친구가 감탄을 했다. 그래서 손녀분에게 반찬이 너무 맛있는데 리필 좀 되겠냐고 했더니, 밝고 상기된 얼굴로 “손님들이 이렇게 잘 드시면 너무 기뻐요. 우리집은 김치도 직접 담아요”라며 너무 재밌게 가게의 역사며 복요리에 대해 알기쉽게 설명하는데 그 수준이 예사롭지 않았다.

친구와의 술자리는 더욱 즐거워져 술 한병을 더 주문했다. 그러면서 친구가 하는말이 “그래! 회사는 바로 저런 사람 뽑는건데, 바보같은 학생들은 점수에 연연하지”라고 해서 같은 분야에 몸담았던 경험자로서 공감하기 시작했다. 어딜가나 주변을 밝게 하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는게 인지상정인데 학생들은 그걸 모르고 작은데 연연한다는 말이었다.

나오면서 “덕분에 맛있고 즐거운 식사자리였다”라고 전하니 너무 기쁘다며 다음에 꼭 다시 오시길 기다리고 있겠다며 밝은 표정으로 말하는데 마치 일본여행중 식당이나 호텔에서 익숙하던 상황을 보는 것 같았다. 알고보니 그 분은 국내 모 유통업계 관리자로 근무하다 가업을 잇고자 할머니와 함께 가게를 꾸려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취준생 대부분이 서류통과를 위한 스펙 수집에만 몰두하는게 현실이지만 사실 구직활동 과정에서 선택받기 위해선 조직에 함께 융화되어야 하는 특성상 사람 그 자체가 내뿜는 언어적, 비언어적 매력이 더 중요하다. 대학생활 중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제3자의 관점에서 어떤 매력이 있는지 찾아보고 지원하는 분야에 적합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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