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언어 습관이 면접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몇 년 전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인사 담당자 600여 명을 대상으로 면접자 입장에서 점수를 깎게 되는 지원자의 습관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압도적인 1위가 ‘말끝 흐리기’였다.
구직자들에게 면접은 스트레스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습관을 드러내게 된다. 면접 상황에 고려해야 할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특별히 지원자 습관에 대해 조사했던 이유가 있다. 면접을 볼 때 무의식적으로 발동하게 되는 습관은 행동 자체보다도 당사자 생각과 심리적 경향을 판단하는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말끝 흐리기’가 감점 요인 1순위가 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말끝 흐리기는 자신감 부족, 적극성 결여, 심리적 불안정 요소로 인식되며 입사 후 직장생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확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말하는 습관은 지원자의 심리상태를 가늠하는 판단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습관들을 객관적으로 체크하고 좋지 못한 습관이 있다면 훈련을 통해 수정하고 호감 가는 태도를 갖춰나가는 것이 좋다.
면접 스피치의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말하는 습관을 형성한다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면접 스피치의 3대 핵심 요소는 설득력, 전달력, 호감도이다.
∎ 설득력에 영향을 주는 요소
설득력은 명료한 음질(Voice Quality), 말의 세기, 전달 속도(Speech rate)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화자의 목소리에 힘이 있고 음질이 명료하면 청자는 신뢰감을 갖게 된다. 반대로 음질이 고르지 못하고 힘이 약한 경우는 준비가 미흡하여 불안하거나 신체적으로 연약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말의 전달 속도 역시 설득력을 크게 좌우하는데, 말이 느리면 진실성이 없고 설득적이지 않으며 수동적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1분에 400자 정도의 속도로 말할 때 자신감과 신뢰감이 느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전달력에 영향을 주는 요소
억양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과 명확한 발음, 머뭇거림이 없는 말투가 전달력을 높이는데, 말을 할 때 ‘아’, ‘저’, ‘에’ 등의 간투사(間投詞)가 포함되면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당황하는 듯한 목소리도 전달의 저해 요인이 된다. 반대로 말할 때 적절한 제스츄어를 쓰는 경우는 전달력을 향상시킨다. 시선은 면접관에게 고정하고 말의 강조점이 있을 때 허리 부근에서 자연스럽고 가벼운 손동작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적당하다. 제스츄어는 청자의 입장에서는 말의 내용에 집중력을 더하는데 도움이 되고 화자의 입장에서는 말의 속도를 조절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갖게 된다.
∎ 호감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
호감도는 표정에 의해 큰 영향을 주는데 표정은 입 모양 즉, 구형에 영향을 주게 된다. ‘아’, ‘에’, ‘이’, ‘오’, ‘우’ 다섯 가지의 모음은 구형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요소인데, ‘아’, ‘에’, ‘이’는 평순 모음이며 ‘오’, ‘우’ 는 원순모음으로 분류된다. 원순모음을 발음할 때는 입술을 동그랗게 벌려서 앞으로 내밀며 말하게 되는데 이런 습관은 다소 퉁명스러운 음조를 만들어 낸다. 이런 습관을 밝고 명랑한 분위기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표정을 밝게 갖는 것이며 표정을 바꾸게 되면 구형 자체가 평순(平脣)으로 바뀌면서 목소리의 질을 고급스럽고 밝게 만들어 준다.
좋은 스펙과 함께 직무 경험을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이지만, 모든 조건은 면접이라는 관문을 통해서 성공을 향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설득의 수단으로 수사학(修辭學)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다고 한다. 특정 상황에서 청중에게 정보를 주고 설득하며 동기를 부여할 때 언어 구사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했다는 것이다. 좋은 스피치 습관은 성공 가도의 필수 요건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