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신화는 가족전통과 가족가계도에 나타난 직업이력이 곧 자신의 진로라고 은연중에 갖는 신념이다. 대대로 의사인 집안이나 법조계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는 당연히 의대나 법대를 가야한다는 신념과 기업의 후계자로서 당연히 기업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그 밖에도 부모나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생성되는 신념으로 타인기대신화가 있다. 높은 지위의 진로는 미래의 행복과 안정을 보장하고, 우수한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성공했다는 것은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이며,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성공한 것이고, 나 정도면 내가 원하는 기업에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일등주의의 산물로서 최고만을 고집하는 최고성 신화가 있다. 부모나 의미 있는 타인에 영향을 받아 생기는 신념인 의사결정신화도 있다.
내재적 진로신화로는 목표와 결과가 일치해야 한다고 믿는 신념으로서의 일치성신화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 하고 성공한 직업인을 보면 동일시하며 나의 진로가 곧 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 예이다.
안정적이고 불편함이 없는 조건에서 직업과 취업처를 선택하는 편중된 생각으로 공무원과 교사를 선호하는 진로쏠림 현상을 가져오는 보수성신화도 있다. 완벽성신화는 조건이 완벽하지 않으면 어떤 결정도 하지 않으려고 하고 완벽한 것이 있다고 믿는 신념이다.
완벽성신화는 강한 매력이 있는 진로가 있어야 하며, 모든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불행하고 그러므로 더 좋은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느낀다. 이러한 완벽성은 완벽하지 않으면 타협하지 않으려는 강박관념으로 인하여 정체성을 가져오기도 한다.
자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형성된 신념으로 자기기대감신화가 있는데, 이 신화는 막연한 기대로 자신을 보다 미화하려는 행동들을 보인다. 자기존중감에 배치되는 것에 타협하지 않으려는 신념으로 자기존중감 신화 등이 있다.
2018년 이제경의 “한국 성인의 진로신화 연구”에 의하면 남성이 여성보다 능동적인 진로준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능동적인 진로준비는 60대에 가장 높았으며 자기 이해를 통한 진로선택은 20대에 가장 높고, 50대에 가장 낮았다. 최고 및 완벽 지향은 20대∼30대에 가장 높았고, 60대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학력별로는 자기 이해를 통한 진로선택은 초·중졸 학력자가 다른 학력자들보다 더 낮았으며 보수적인 진로선택은 전문대졸 학력자가 가장 높았고, 대학원졸 학력자는 가장 낮았다. 경제수준별로는 보수적인 진로선택은 경제수준 ‘중상’인 집단에서 다른 경제수준 집단에 비하여 가장 낮았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는 성인(18∼69세)의 진로상담에서 개인맞춤형 사례개념화를 통하여 보다 정확한 진로상담을 가능케 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진로신화는 왜곡된 정보를 받아들이는 인지적 구조에서 기인한다. 청소년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진로에 대하여 방어적이거나 도피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이유는 바로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계획이나 진로결정에 대해 근거 없는 믿음이나 그릇된 생각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시적 기분에 의해 좌우되는 성격이나 근거 없는 믿음, 그리고 동기적 문제와 왜곡된 사고 등도 진로상담 진행을 방해하는 요인들이다.
진로신화를 형성하는 우리민족의 특성은 문화적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가장 유망한 직업인 행정사무관과 조선시대에서 내려온 중인계급에서 형성한 의사, 외교관, 법관 등은 현재까지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선호되는 직업들 중 하나이다.
외환위기 이후 안정적이고 보다 오래 일하는 직업인 교사와 공무원의 도전은 자신의 특성보다도 우선적인 가치관을 두는 양상을 보였다(김병숙, 2007) 이러한 사회적 현상으로 인하여 진로쏠림현상을 가져왔다. 진로상담에서는 청소년들의 진로신화에 대한 논점을 가지고 사고방식과 낡은 신념을 버리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자신의 진로에 대하여 과도하게 걱정을 하는 것은 긴장과 불면증을 초래한다. 진로에 대한 기대감은 때로 지나친 걱정을 낳으며, 개인으로 하여금 스스로 무가치하게 느끼도록 한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사회의 일 중심적 사고와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고 지위와 직업적 성공이 동의어인양 여겨지지는 신념 때문일 수도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유의하여야 할 진로 신화이다.
하나의 진로신화가 높을수록 다른 하나의 진로신화가 같이 높아지는데, 이는 하나의 진로신화를 갖게 되면 또 다른 진로신화를 낳게 하는 관계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로신화의 역기능에 대한 진로상담이 필요한 이유는 진로상담에서 학생들의 자기효능감 증진을 위하여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