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프레젠테이션 어땠나요?”
유 대표가 HR 포럼에서 PT를 마치고 내게 물었다.
“정말 좋았습니다. 많이 배웠어요.”
내가 답했다.
“아니요. 좋은 말 말고 미흡했던 걸 짚어주세요. 단 한 가지라도 솔직히요. 그래야 발전할 수 있잖아요?”
유 대표가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물어왔다.
“아, 정말 좋았는데… 그러시다면 내용은 너무 훌륭해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고요, 다만 목소리가 조금…”
“목소리요?”
내가 말끝을 흐리자 유 대표가 다시 채근했다.
“톤이 다소 높고 발음이 조금 부정확해서 오래 듣다 보면 청중들이 쉽게 지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생각이니 참고만 해주세요.”
나는 결국 솔직한 내 심정을 말해줬다.
“그렇군요. 지금 말씀해주신 부분은 이미 몇몇 지인들이 지적해주셨었는데. 역시 김 대표님도 그 부분이 불편했군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유 대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인사를 하고 떠났다. 사실 꼭 하나 지적해달라고 해서 얘기하긴 했지만, 타고난 목소리를 지적하려니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몇 달 후, 유 대표의 강연을 다시 들을 기회가 생겼다. 그런데 정말 믿기지 않게, 몇 달 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져있었다. 목소리 톤이 안정되어졌고 발음도 훨씬 명확해졌다. 그래서 지난번보다 한결 부담 없이 강연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표님!”
놀란 마음에 강연이 끝나자마자 다가가 아는 체를 했다.
“아! 김 대표님. 오랜만이에요.”
유 대표가 날 알아보더니 빙긋 웃었다.
“저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목소리가 달라질 수가 있어요?”
내가 물었다.
“지난번에 지적해주신 덕분에 노력 좀 했습니다.”
유 대표가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알고 보니 유 대표는 그날 이후 자기 강연을 녹음해 다시 들어보면서 톤과 발음, 속도를 철저히 교정했던 것이다. 좋은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도중에 보이스 컨설턴트의 도움도 살짝 받았다는데, 정말 이런 부분에까지 그 정도로 노력을 기울일 줄은 몰랐다.
“귀한 시간 내서 이야기를 들으러 오신 분들에게 피로감을 줘선 안되잖아요.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죠.”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지만, 이런 부분도 놓치지 않고 철저히 노력하는 유 대표의 모습이 더 없이 크게 느껴졌다.
목소리는 외모만큼이나 중요하다. 높고 빠르고 얇은 목소리보다는, 낮고 적절한 속도의 깊은 목소리가 훨씬 더 신뢰감을 줄 수 있다. 발음이 정확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이렇게 목소리의 중요성을 아는 이들은 틈날 때마다 복식호흡을 연습하고, 신문이나 책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자기 목소리를 가다듬곤 한다.
성공하는 사람은 목소리도 좋다.
깔끔한 외모와 더불어 안정감 있는 목소리로 자신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연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