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유, 진실한 자아. 그것이 청춘의 특권! [정경호의 설득면접](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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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유, 진실한 자아. 그것이 청춘의 특권! [정경호의 설득면접](39)
  • 뉴스앤잡
  • 승인 2022.12.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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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좌파가 아니면 심장이 없는 것이고, 40대에 보수가 아니면 머리가 없는 것이다.”

강의 때 가끔 인용하는 말이다.

내 20대 시절은 군사정권의 말미였다. 어쩌면 군사정권이라는 용어에 상당히 어색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5.16 쿠데타 이후 몇몇 직업군인들이 국방의 의무를 뒤로 하고 국가 정치를 장악하여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한 지 30년이 넘어서는 때였다. 김영삼 정권이 출범하면서 문민정부의 시대가 열렸고, 노태우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군인 출신의 대통령은 지금껏 나오지 않았다.

정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은 일명 ‘운동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정치 참여가 적극적이던 시기였다. 거리에는 최루탄 가루가 자욱했고, 5월만 되면 서울은 전경과 백골단, 그리고 학생들의 쫓고 쫓기는 한바탕 추격적인 벌어지곤 했다.

나 역시 소위 ‘운동권’이라 칭하는 열혈청년이 되어 나만의 의로운 싸움을 해나갔다. 여름에는 뜨거운 뙤약볕에서 농활활동을 하며 국가의 농촌 정책에 비판의식을 갖게 되었고, 학회활동과 학술제에 참여해서 정치 대안을 논하기도 했다. 나름대로 큰 사명감을 가지고 노동문제를 다룬 연극 작품을 연출하기도 하며 나만의 청년정신을 만들어 갔다.

그런데 이런 비판의식을 가지고 오랫동안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단점이 생기기도 했다. 건강하게 발전적인 대안을 내놓는 주인의식과 참여의식은 좋은데, 부정적 사고에 길들여진 나머지 삐딱한 사고방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을 해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눠도, 특히 가진 사람과 높은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공격적이 되었다. 정의라는 포장에 쌓여 그러한 비난과 비판이 당연한 줄로만 알았다.

20대에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학습 정신과 탐구 정신, 그리고 건강한 비판과 대안 제시가 요구된다. 적어도 선입관과 편견은 경계해야 한다. 그럼에도 ‘진보’와 ‘좌파’라는 거창한 수식어에 싸여 아무런 여과 없이 분석과 연구도 없이 단순히 감성적으로 젖어드는 우를 범했다.

사람과 이론은 완전할 수 없고, 사물과 사실은 현상 그대로 받아들여야 함에도 진리인 양 착각하고 판단하는 그런 20대를 보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나는 그게 20대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방향과 목표를 세우는 것에 실패할지라도 적어도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알고 체험하는 청춘의 모습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대기업 채용 설명회부터 참석해야 하는 청춘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의 기준에 맞추어 성공하고 잘 적응하고 잘 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세상의 잣대에 우선적으로 맞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청춘이 안타깝기도 하다.

물론 세속적인 기준도 중요하다. 어차피 이 세상은 나 홀로 살아가는 곳이 아니다. 그럼에도 세상을 조금 더 먼저 살아왔던 선배 입장에서 ‘진정한 자유’와 ‘진실한 자아’를 찾는 게 진짜 이기며 사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대기업이란 간판이 내 인생의 큰 무엇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 회사는 언제든 그대를 내칠 수 있으며, 그대 또한 언제든 그 회사를 거부할 수 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내게 평온한 생활을 끝까지 보장해줄 것만 같던 그 회사는 언젠가 나를 배신한다. 내가 배신할 수도 있다.

그러니 서류상으로 완벽한 스펙을 가진 20대만이 성공적 삶을 살 것이라 착각하지 말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나보다 많은 실수를 하고 실패를 겪은 20대는 내면의 풍요로움을 인해 진정 자유롭고 아름답게 생을 살아갈 용기와 자신삼이 생길 것이다.

나는 늘 쫓기듯 살아왔다. 빨리 풍족해지고 싶었고, 빨리 성공하고 싶었으며, 빨리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찌 보면 나는 없고 주변의 평판과 인정에 목말라 하며 물질적인 탐욕만 찾았다.

20대의 청년 정신은 온 데 간 데 없고, 경쟁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 경제적 욕구를 채우고자 했으며, 말 그대로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삶을 살아왔다. 그러면서도 세상을 논하고 정치를 안주거리 삼아 씹어대며 자위하며 지냈다. 많은 돈도 만져봤고, 세상과의 경쟁에서도 이겨봤지만 늘 나는 없었다.

이제 40대. 나는 청년 정신을 다시 세우려고 한다. 다시 세상을 조망하고 삶의 비전과 목표를 새로 세우고자 한다. 가슴은 따뜻하지만 차가운 머리를 잃지 않는 건강한 보수가 되고자 한다. 이제 나는 내면의 풍요로움과 진리를 찾아서 살아갈 것이다. 좁은 길, 좁은 문으로 가더라도 진리는 분명 살아 있다. 이러한 믿음으로 인생의 후반전을 맞이하려 한다.

 

“진심으로 가슴이 뜨거웠던 적이 언제였습니까? 그것만 생각하면 심장이 터져버릴 듯 설렜던 적이 있었습니까?

지금까지 당신의 인생 전반전을 세상의 평판과 인정에 어쩔 수 없이 내맡겼었다면, 이제 인생의 후반전만큼은 진짜 당신으로 사시기를 바랍니다.” 

 

지점장 시절, 다른 회사에 재직 중인 스카우트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가 있을 때 자주 하던 말이다.

취업이 남들보다 늦어진다고 해서 걱정하지 마라.

머지않은 때에 반드시 기회가 온다.

곧 그대 안에 꿈과 희망이라는 뜨거운 화약이 터질 날이 올 것이다.

불을 붙이고 제대로 시작하는 것이다. 이제는 희망만을 담대히 세우고, 멋지게 그대만의 불꽃을 점화하길 기원한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마라.

나는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고향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탓하지 마라.

내가 세계를 정복하는 데 동원한 병사는 적들의 100분의 1에 불과했다.

나는 배운 게 없어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지만 남의 말에 항상 귀를 기울였다.

적은 밖에 있지 않다. 늘 내 안에 있다.

나 자신을 극복하자 나는 칭기즈칸이 됐다.

― 칭기즈칸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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