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정리하듯 나의 커리어를 정리해 보자! [허제인의 중장년 커리어디자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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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정리하듯 나의 커리어를 정리해 보자! [허제인의 중장년 커리어디자인](2)
  • 뉴스앤잡
  • 승인 2022.12.0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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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명사화된 직업명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나의 역량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동사화된 일을 중심으로 내가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라는 조언을 했었다.

동사화된 나의 역량 찾기를 위한 선행 작업으로 우선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정리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들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필자는 ‘옷장 정리하듯 내가 경험했던 일들을 정리해 보자!’라는 제안을 한다.

많은 내담자들을 만나 상담하다 보면 ‘저는 지금까지 한 일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뭘 잘 하는지도 모르겠고...’ ‘지금까지 해온 일이라고는 회사 열심히 다닌 것밖에 없어요.’ 또는 ‘집안 살림만 해 오다 보니 잘 할 줄 아는 게 없어요’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곤 한다.

막연히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다 보면 정말로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보잘 것 없는 것 같고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우리가 나의 옷장을 정리할 때 옷장을 대충 훓어 보면 아무것도 입을 게 없는 것처럼 생각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사실 옷장에 있는 옷을 거실에 다 펼쳐 놓고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면 ‘아.. 이런 옷도 있었네!’ ‘이 옷은 첫 면접을 위해 샀던 옷이였는데...’ 하면서 잠시 추억에 잠겨 보기도 한다. 또한 너무 많은 옷을 보며 ‘이렇게 옷이 많았는데 또 사려고 했네...’ 하고 반성을 하기도 한다.

커리어도 마찬가지이다. 이렇듯 우리의 커리어도 나의 인생을 대충 드려다 보면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일들을 해 오면서 살아왔다. 그 안에서는 내가 발견하지 못한 역량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첫번째로 회사만 열심히 다녔다고 이야기하는 분을 예시로 살펴보기로 하자. 일반 제조업체에서 영업직 업무를 담당하면서 20년간 근무하고 임원으로 퇴직하신 분이다. 이분이 20년간 해왔던 업무를 드려다 보면 사원에서 중간관리자가 되기까지의 업무는 다음과 같다.

상품 관리하기, 재고 관리하기, 고객을 응대하기, 판매 하기, 사무 및 행정 업무하기, 영업실적 정리하기, 제품 프로모션 프로그램 기획 및 실행하기, 시장 조사하기, 경쟁사 분석하기, 직원 교육하기, 예산관리 하기, 고객리스트 관리하기 등 무수한 일들을 많이 해 왔다. 임원이 되어서는 직원 선발하기, 직원 관리하기, 영업실적 관리하기, 영업하기, 조직 관리하기 등의 일을 해 왔다. 이러한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역량을 필요로 한다.

필요 역량을 살펴보면 분석 역량, 논리적 역량, 대인관계 역량, 커뮤니케이션 역량, 문제해결 역량 등 무수히 많은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역량을 가지고 있는데 아무 것도 해 온 게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좋은 성과를 내고 못 내고는 두 번째 문제이고 이러한 일들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옷장 정리로 비교해 보면 옷장 안에 있는 수많은 옷들 중에는 활용을 잘한 옷도 있고 아직 많이 활용을 못한 옷이 있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활용을 많이 못한 옷을 성과를 아직 못한 일이라고 가정한다면 이러한 옷들은 다른 천을 덧대는 등 다양한 수선 방식으로 리폼을 해서 다시 한번 나를 멋있게 만들어 줄 옷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부족한 나의 역량을 조금 더 개발함으로써 나의 제2의 인생에 도움이 될 역량으로 개발할 수 있는 요소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살림만 해 와서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이야기하는 주부의 경우도 살펴보기로 하자! 가정 살림을 하나의 회사 경영으로 빗대어 보면 가족 구성원은 회사의 직원으로도 비유할 수 있다. 가정 살림을 꾸려나가기 위해 생활비를 가정의 예산에 맞게 관리했던 경험이나 자녀의 스케쥴을 관리했던 경험, 주변 상권을 활용해 짜임새 있게 살림을 꾸려왔던 경험 등 이 모든 것들이 역량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즉, 가정을 하나의 작은 소규모의 회사로 보고 판단해 보면 충분히 역량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또한 가족 구성원의 마음을 살피고 보살폈던 경험들은 조직을 관리하고 보살피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친밀감과 유대감은 다를 수 있겠지만 조직관리의 기본은 익혔다고 말할 수 있다. 조직원의 마음을 살피고 조직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니즈를 파악해서 그 니즈에 맞게 관리 운영하는 것은 회사 내에서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다. 이러한 기본적 요소는 가정 살림을 통해 익혀 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주부가 다양한 친목 모임을 통해 총무 역할을 하면서 통장 관리를 하고 모임의 회원 관리를 했다고 한다면 이 또한 역량으로 개발할 수 있는 충분한 요소가 된다.

이처럼 내가 지금까지 해 왔던 것들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진다면 한번 옷장을 정리하듯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일들에 대해 사소한 것이라도 다 쏟아내 보면서 하나하나 분류작업을 통해 어떠한 일에 대한 경험이 있는지 정리해 보기를 권장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지금의 트렌드에 맞게 리폼해서 활용할 수 있는 나의 역량을 발견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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