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정서와 마주할 용기 [정한나의 한국형 정서코칭](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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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정서와 마주할 용기 [정한나의 한국형 정서코칭](9)
  • 뉴스앤잡
  • 승인 2022.08.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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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들은 두려움, 수치심, 분노 같은 정서를 부정적인 정서로 여기며 억누르거나 회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정서를 온전히 마주하고 받아들여야 부정적이라고 여겼던 정서도 삶의 건설적인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엄마: 오늘 ~~ 일이 있었어. 너무 화가 나!

나: 겨우 그런 일로 화내지 마. 뭐 하러 그렇게 일일이 화를 내. 긍정적으로 생각해봐. 그리고 엄마도 잘못한 게 있으니까 그런 거지.

엄마: 이해를 못 하는 게 아니라 그래도 화가 나니까 얘기하는 거지. 엄마가 화가 나면 ‘그랬구나!’ 하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면 얼마나 좋아.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누어본 적 있는가. 감정을 마치 흑백논리와 같이 구분하여 부정적인 감정은 있어서는 안 되는 나쁜 감정으로 여겼다.

그러나 감정은 잘못이 없다. 단지 지금은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감정은 내 마음에 일시적으로 찾아온 손님과도 같다. 이미 내 마음에 찾아왔기에 무시할 수 없고, 내 마음에 오랫동안 머물 필요도 없다.

따라서 “그랬구나, 화가 많이 났겠다. 어떤 점에서 가장 화가 많이 났어? 왜 그럴까? 다음에도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며 공감해주고 그 감정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왔다면, 일시적인 감정을 해소하고 이후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건설적인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필자는 매사에 긍정적인 태도로 임하여 감정조절을 잘하고 있다고 여겼다. 따라서 스트레스 관리 역시 잘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우연히 스트레스 진단을 했다가 스트레스 지수가 현저히 높게 나와 놀란 적이 있다. 낙관적인 태도는 내 삶의 원동력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길들여진 긍정 정서에 갇혀 무엇이 진짜 나의 정서인지 지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결과, 걱정과 부담감이라는 일시적인 감정을 해소하지 못했고, 그 감정들은 시간이 흘러 불안이라는 부정 정서로 자리 잡고 있었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에 대해서도 두려워하는 불편한 정서가 생긴 것이다.

정서를 회피하다 보면 의식하지 못해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이러한 정서는 충동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의도하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후회 또는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인간의 행동은 욕망, 감정, 지식에서 나온다” 라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말처럼 감정은 어떤 행동을 유발하기 때문에 정서가 안정되어야 의도한 대로 행동할 수 있다. 부정 정서를 지각하고 건강한 정서로 환기할 줄 알아야 하는 이유다.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부정 정서와 마주할 용기가 있는가. 그동안 부정 정서를 무조건 없어야 할 나쁜 정서로 치부하거나 회피하진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내 생각, 내 의도와는 다르게 말과 행동이 잘못 나오는 실수가 반복된다면 잠시 그 자리에 멈춰 나의 정서와 악수를 청하자. 나의 정서와 악수하며 그동안 애써 외면하고 회피했던 나의 부정 정서를 마주하고 관찰하자. 정서코칭을 통해 부정 정서를 해방하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내 삶의 에너지 근원으로 전환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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