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으로 같이 일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가치관과 성장 배경, 성격인 팀원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나 홀로 플레이’를 즐기는 팀원이 있습니다.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을 것 같지만 팀 내 공유가 되지 않거나, 협업이 어려운 것은 시간이 갈수록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런 팀원은 어떻게 코칭하는 게 좋을까요?
<실제 사례 연구>
박 팀장은 현업 8년 차이자 팀장 경력 2년 차, 김○○ 대리는 3년차 MZ 세대의 팀원입니다. 박 팀장은 조직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와 적극적 자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힘들어도 항상 이를 유지하며 팀을 이끌고자 노력합니다. ‘기왕 하는 것 즐겁게 임하자!’는 주의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데, 요즘 생각만큼 좋은 팀장이 못 되는 것 같아서 고민이 많습니다. 팀원들과 회의하고 자주 차도 마시지만, 워낙 업무가 바쁘다 보니 점심시간이라도 짬을 내서 팀원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팀원들은 아예 점심을 안 먹는 사람, 다이어트한다고 도시락을 싸 오는 사람, 운동하러 가는 사람, 낮잠을 자는 사람 등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점심시간을 쓰길 바라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들이 진짜 점심시간을 이렇게 쓰는지, 아니면 팀장인 자신과 점심을 먹기 싫어서 그런 것인지 내심 섭섭하기도 하고, 자신의 문제인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합니다.
요즘 팀원 가운데 유난히 동료와 점심을 안 먹거나 혼자 먹는 김 대리가 걱정되고 마음이 쓰이는 상황입니다. 혹시 팀원들과 못 어울리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김 대리와 대화를 나누자고 일대일 면담을 요청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입을 잘 열지 않습니다.
우리 팀은 대외협력 관련된 일을 많이 하는 부서인지라 사람을 많이 대해야 하는데 매번 식사도 같이 안 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동료들과의 소통이 안 될까 봐 염려됩니다. “오늘 점심도 김 대리님은 편히 쉬고, 우리는 식사 다녀올게요.” 하면서 모두 식사를 하러 나갔습니다.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요즘 MZ 세대 팀원들의 특성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면 갈등은 더욱더 깊어집니다. 한 가족처럼 지내고, 서로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것이 좋은 팀의 구성이라고 믿고 있는 기성세대 팀장과의 갈등 해결은 많은 조직의 가장 큰 이슈입니다.
더욱이 밀레니얼 세대를 이끄는 팀장 중 일부 또는 경력이 적은 신임 팀장들의 경우는 상기와 같은 팀원들의 행동을 ‘내가 싫어서, 불편해서 저러나? 사람이 왜 항상 조직 생활에서 시니컬하지?’와 같이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세대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당연한 행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오히려 그들의 장점을 조직에 녹아들게 하는 노력이 더욱 요구됩니다. 그럼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짧은 시간도 가치 있게 사용하길 원합니다.
자기관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자투리 시간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점심시간은 쌍꺼풀 수술, 안과나 피부과 시술, 비타민 링거를 맞으며 한 시간 잠을 깊이 잘 수 있는 시간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치 있게 사용합니다.
이처럼 개인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젊은 팀원들에게 의미있고, 가치있는 회식을 활용하는 방법을 권장합니다. 회식에 대한 일정을 미리 공지하고 팀원들에게 원하는 메뉴와 장소 등을 선택하게 자율권을 주는 방식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현시대 직장인은 회식뿐만 아니라 주말을 활용해서 하는 팀 단위 춘계/추계 체육행사, 산행 등의 개념과 시간 사용에 대한 관점도 달라지고 있으므로 최대한 팀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둘째, 회의문화도 밀레니얼 세대들에 대한 배려와 개선이 필요합니다.
집단 지성을 높이고 모두가 공유하는 업무 관련 회의는 직장에 없어서는 안 될 일하는 방식의 핵심입니다. 그렇지만 개별 업무로 바쁜 팀원들에게는 관련이 없거나 대안도 없는 형식적인 회의는 없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반드시 회의실을 예약하고 절차에 의해 회의를 진행해야 하는지, 꼭 필요한 회의인지?’ 등을 제고합니다. 혹시 업무 시간 중에도 충분히 논의되는 방법은 없는지 검토합니다.
말보다는 글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날로 늘어가는 시대에 주의해야 할 업무 형태가 메신저와 카카오톡과 같은 문자 메세지의 사용입니다. 업(業)에 따라 다른 환경이겠지만 최대한 퇴근 후 카카오톡과 같은 채팅앱으로 공유되지 않도록 하는 규칙을 만들어 개인의 삶에 대해 침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물론 업무 성격상 새벽에도 문제가 생기면 대응해야 하는 팀 특성을 제외하고는 같은 규칙을 정하고 함께 움직이도록 하는 방법을 만듭니다.
셋째, 팀원이 직접 만드는 회식문화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먼저 그들의 문화를 반영하여 ‘하나의 놀이처럼’ 회식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혼자서는 접해보지 못하는 식당을 선택해서 경험해보게 합니다. 사진도 찍고, 경험을 중요시하는 세대에게 이러한 의미부여는 참석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미식회〉에 나왔던 식당 찾아가기, 지역 토박이만 아는 숨겨진 맛집 찾아가기 (내가 사는 동네나 잘 아는 동네 맛집 리스트 공개), 팀원들이 좋아하는 인물을 미리 파악하여 그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을 찾아가는 콘셉트(좋아하는 가수가 있는데 그 가수가 자주 가는 음식점이 있다면 팀원들과 함께 가본다)로 재미라는 요소를 내세웁니다.
다음으로 회식의 콘셉트는 돌아가며 정해봅니다. 팀원들이 회식 주간에 돌아가며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팀장도 팀원들과 순번에 같이 합류되어 한번은 ○○팀원이 추천한 곳으로, 그리고 그 추천 안에는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이야기해 봅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팀원이 추천한 곳으로 정하는 등 이를 통해 서로 이해의 폭도 넓히고, 본인들의 경험도 넓히는 계기로 삼습니다. 또 아무도 안 정해서 팀장이 정하면 ‘답정너 콘셉트’라고 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테니 돌아가며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생각의 정성을 들여 봅시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신나게 할 수 있고, 무언가 준비하게 됩니다. ‘콘셉트와 스토리로 무장한 날, 회식 날 = 콘셉트 데이, 기다려지는 날’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봅니다. 단, 콘셉트를 정하면 그것에 맞게 1명도 빠짐없이 같이 지키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게 됩니다. 따라서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넷째, 팀장은 무조건 참석하지 않습니다.
최근 회식을 그룹별, 작은 셀별, 남녀 성별, 계층별, 생일이 같은 월별 등 다양하게 작은 그룹 단위로 하게 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회식비를 주고, 월별 테마를 정하는 것은 모두 하는데 당일 회식은 빠지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으며, 자신의 팀 사람들끼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부서 내 사람들을 경험해보고 이야기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식만 하고 친해지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만나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며 그룹별로 어려운 이슈나 제안을 하나씩 하게 하여 다음날 팀장은 이 내용을 공유하면 됩니다. 이런 형식마저 없으면 그냥 회사에 대한 이야기 없이 식사만 하게 되니, 이런 대화도 나눌 기회를 제공하면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여자 중 1명에게 이 미션을 줘야 다음날 와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당 팀원과는 일 대 일 면담을 진행해 봅니다.
현재는 3년 차라서 팀원들과 함께 식사하고, 함께 해야 하는 부분에 대한 비중을 크게 못느낄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필요성에 대해 면담을 통해 일깨워 줄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이런 설명을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주변 지인들이나 가족을 예로 들어 이해도를 높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회사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해나가는 것이 힘들고 불편하지만, 그것을 감수하고 조금씩 노력해보면 다른 능력이 생기게 됨을 알려줍니다. 매일 같이 먹는 것이 힘들 수 있으니 ‘일주일에 특별한 일이 없는 날은 무조건 팀원들과 먹는다’는 등의 규칙을 통해 조금씩 변화를 이끌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앞으로 이 팀원은 조직에 있는 한 협업을 하고 승진도 하며, 갈등도 해결하고 협력사 사람들을 이끌어야 하기도 하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등 무엇이든 타인과 함께하며 성과를 내는 과정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조직에서는 일을 잘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사람이 싫어도 함께 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팀장의 올바른 리더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