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스처, 때로는 말보다 강하다 [정경호의 설득면접](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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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처, 때로는 말보다 강하다 [정경호의 설득면접](29)
  • 뉴스앤잡
  • 승인 2022.07.1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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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처는 말의 효과를 더하기 위해 하는 손짓, 발짓, 몸짓 등을 총칭하는 것이다.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의 웅변대표로서 여러 대회에서 입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웅변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아마 제스처일 것이다.

청중은 연사가 주장하는 메시지에 감동을 받는다. 제스처는 그 주장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일까? 연사가 주장하는 내용이 아무리 좋았다고 한들 제스처가 특별한 감동을 주지 못했을 때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그만큼 제스처는 말하는 이의 주장과 감정을 돋보이게 하며, 청자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 드라마를 보면, 미국인들은 일상생활에서도 다양한 제스처를 취하는 것을 보게 된다. 온몸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몸에 배었다고 할까? 그리고 때로는 그 제스처가 열 마디 말보다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대화할 때 딱딱하게 차렷 자세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제스처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대개의 경우 우리는 말할 때 몸짓이 크면 정신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말할 때 다양한 제스처가 나오지 않는 편이다. 때로는 이로 인해 오해도 생긴다.

 

“강사님, 면접 때 제스처를 사용하면 안 되나요?”

“누가 사용하지 말라고 하던가요?”

“네. 바로 앞 시간 강사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잘 몰라서 다시 여쭙니다.”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상황이다.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참으로 당혹스럽다. 결코 다른 분들을 폄하하거나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몇몇 강사의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조잡하게 너무 과장되게 너무 쓸데없이 많이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럴 때야말로 정신 사납다는 표현이 꼭 맞다. 제스처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말하는 내용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을 수가 있다. 그러니 한 번을 하더라도 깔끔하게 자신감 있게 해야 빛이 나며, 말하는 이의 이미지를 급부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원자가 마지막으로 본인의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할 때 그냥 자리에 앉아서 말로만 떠드는 것보다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어투로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면 좋은 이미지로 각인될 수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무조건 박력 있게 보이려는 과장된 제스처가 아니라 상황과 주장에 맞는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10분 이상 혼자 말해야 되는 프레젠테이션 면접의 경우는 적절한 제스처가 필수다. 10분 내내 차렷 자세로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내용의 구성과 강조점에 따라 적절한 제스처를 취해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재미있는 구성일수록 면접관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제스처의 경우도 재미있는 구성에 포함될 수 있다.

제스처는 때론 말보다 강하다. 자기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신호이자,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나타내는 최적의 수단이기도 하다. 비공식적인 한 보고서에 의하면, 말을 하면서 아무 제스처도 취하지 못하게 하면 혈압이 상승한다고 한다.

면접장에서 자신을 최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한두 가지 제스처를 준비해두자.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제스처는 본인만이 알 수 있다. 자신을 제대로 투영하는 제스처를 발견하고 자신 있게 사용한다면 생각보다 훌륭한 면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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