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보건협회의 ‘2016년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50대 결혼한 남녀 중 37.2%는 자녀가 미래에 가졌으면 하는 희망 직업으로 ‘공무원’을 꼽았다. 공무원에 이어 의료인(16.5%), 교사(14.8%), 법조인(7.5%), 연예인(3.8%) 등이 뒤를 이었다.
인구보건협회는 "취업과 경제난을 겪은 부모들이 자녀 직업으로 안정적이고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2016년 초·중·고 1,196교의 학생, 학부모, 교원 총 48,7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교육부자료에 따르면 학생의 희망직업 1순위는 ‘교사(초 9.6%, 중 13.5%, 고 12.0%)’로 나타난다.
전통적으로 선호 직업군에 속하던 ‘의사’의 경우 초·중학생(초 6.8%, 중 4.0%)은 3위, 고등학생(2.4%)은 8위로 나타났으며 ‘법조인’의 경우 초등학생(3.7%)만 6위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은 대중매체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직업군의 선호가 높은 반면,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직업군이 다양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의 이동>이란 책에서 신상진 박사는 “일반 사람들이 직업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 가운데 하나가 ‘고소득’의 기준을 ‘전문직종 종사자의 연봉 수준’이나 단순히 체감적으로 높아 보이는 ‘억대 연봉’으로 삼는 것이다. 사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수를 더해 봐도 전체 취업자의 약 0.7퍼센트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근로소득자 가운데 1억 이상의 연봉자는 약 2.9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신상진 박사는 “왜 2,500만 명이나 되는 직업 종사자들이 이런 소수의 급여 수준을 ‘고소득’의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가?”하고 반문한다.
유망직업의 기준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유망직업의 선정기준은 임금, 직업적 가치, 사회적 지위, 고용창출가능성, 안정성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직업선택의 기준과 가치가 상대적인만큼 모든 사람에게 유망한 직업은 없다.
2018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조사한 ‘청년층의 시험관련 취업준비 실태’에 따르면 공무원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이 41만 명으로 취업준비자의 38.8%에 이른다. 2012년 29만 명과 비교해 보면 6년 동안 40% 넘게 증가한 수치이다.
열 명의 사람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버리면 하나의 가능성만 남게 되지만, 그 열 명의 사람을 자유롭게 풀어주면 열 개의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맛있는 라면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라면을 맛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듯 다양한 직업교육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행복할 수 있는 진로선택을 하려면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다. 직업도 영원한 것이 아니라 생성, 발전, 소멸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남들이 대부분 선택하는 직업이 아닌, 남이 가지 않는 직업의 길로 향할 때 시대의 변화에 오히려 유연하게 적응하게 되어 더 안정적이며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다. 의도적으로 낯선 직업에 스스로를 노출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