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변경, 흠결로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기회로 여겨라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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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변경, 흠결로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기회로 여겨라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 (10)
  • 뉴스앤잡
  • 승인 2022.04.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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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의 진로만 바라보며 달려온 사람일수록 자의든 타의든 진로를 갑자기 변경해야 할 때, 그 고민과 갈등의 진폭이 클 수밖에 없다. 새롭게 원하는 다른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르다 보니 해당 분야에서 요구하는 자격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채 도전했다가 또다시 실패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혼란은 더욱 커진다.  진로를 변경해야 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진로의 목적지가 바뀐 만큼 심리적 혼란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현상이다. 그럴 수도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진로를 변경한 게 잘못한 일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더 멋진 일들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태도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야 한다. 주변 시선에 신경 쓰면서 지나치게 동요되어 마음을 흩트려서는 안 된다.

 

둘째, 애초에 그 직업을 왜 희망했고, 그 직업을 통해 얻으려던 게 무엇인지 자기 마음을 깊이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

자기가 그 직업을 원하는 근본 이유를 헤아려보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환상 때문인지,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서인지, 주변 사람의 권유로 자기 꿈이라 생각해왔던 건 아닌지 등 보다 구체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답을 찾아보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번거롭고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누구도 아닌 당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자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해답은 결국 당신 안에 있을 것이다.

 

셋째, 지금까지 목표를 향해오면서 배우고 익힌 것들 중 새로운 경험이나 역량으로 진로 변경이 가능한 직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최대한 나열해본다.

처음부터 범위를 좁힐 필요는 없다. 20~30개쯤 무작위로 나열해본 다음, 그중에서 강력히 이끌리는 직업을 2~3가지로 압축하면 된다. 또 평소에는 생각 못 했던, 자신에게 어울릴 만한 직업도 탐색해본다. 각종 적성 검사를 해보거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고, 주변 사람들한테 추천받는 방법도 있다. 이는 그 직업을 원했던 근본 이유를 바탕으로 새로운 직업을 다시 탐색하는 과정인데, 열린 마음으로 직업의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천직이 되기도 한다.

 

넷째, 실제로 커리어 전환에 성공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에게 당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질문한다.

해당 직업의 좋은 점과 나쁜 점, 보수와 처우, 필요한 역량, 향후 비전 등을 자세히 물어보고, 당신이 그 직업에 어울릴지,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도 물어본다. 진로를 다른 방향으로 변경해야 한다면 어떤 대안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구한다. 물론 진로를 수립할 때만큼이나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다섯째, 다른 직업을 통해 애초에 원하던 것을 얻을 방법은 무엇인지 찾아본다.

대부분의 사람은 꿈꾸던 직업을 통해서만 원하는 것을 성취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직업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이해완 교수가 좋은 사례다. 이해완 교수는 15년간 해온 판사 생활을 접었다.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법관이 되었으나, 판사는 이미 벌어진 사건에 대해서만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법복을 과감히 벗어던졌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지기 전, 그러니까 각종 사회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일반인들과 기업들도 법률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온라인으로 법률 지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앤비’의 대표로 8년을 근무했다. 지금은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자질 있는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느끼고 법학과 교수로서 청춘들에게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만일 사법고시 실패 후 어쩔 수 없이 직장인이 된 사람이라면 비록 법관이 되지 못한 대신 다른 직업을 통해 법관으로서 구현하고자 했던 이상(理想)을 실현할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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