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있는 이 면접장의 바닥 면적이 얼마나 될까요?” 면접관의 질문이다.
면접자 #1 : “50제곱미터(㎡) 정도 될 듯합니다.”
면접자 #2 : “100㎡ 정도 될 듯합니다.”
면접자 #3 : “가로 10m, 세로 10m 정도되어 보이니 100㎡ 정도 되겠습니다.”
바로 이어서 계산 근거가 뭐냐고 묻는다. 물론 3번은 미리 그 근거를 미리 말했다. 짧은 답변인지라 결론과 함께 답을 한 것이다.
대체적으로 1번 면접자의 경우는 “그냥 짐작입니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2번 면접자는 가로가 10m, 세로가 10m정도 되어 보이는 것이 근거라고 한다.
3번은 면접장을 좌우를 둘러보는 모습을 보였고, 근거로 말하는 것은 “창가 쪽 창문틀 폭이 약 2m 정도되어 보였습니다. 알바할 때 출입문이 1m 정도되는 것으로 짐작하였습니다. 창문틀의 두 배 크기니까 2m, 다섯개가 있으니 10m로 본 것입니다.”
실제 그 문의 크기가 80cm 혹은 90cm 인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질 않는다. 무엇인가 생활 속 경험에서 근거를 찾고 거기서 출발하는 숫자 감각을 보인 것이다.
무엇을 보고자 했을까?
실제 면접장의 크기가 가로, 세로 각각 9m 정도되는 방이었다. 정답이면 좋겠지만 그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대충의 눈대중과 실전에 적용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즉, 조금 차이가 나서 8~10m라도 상관이 없다.
면접자 #4 : “가로 10m, 세로 10m이니 약 100㎡ 정도가 됩니다. 평수로는 30평 정도입니다.” 라는 답을 어떨까? 어른들에게 익숙한 셈법이니…
지금 면접보는 회사가 미국이 본사인 외국계 투자기업이고, 면접관 중에 미국인어서 “100㎡, 1070제곱피트 정도됩니다”라고 하면 또 어떨까?
분명히 1번보다는 2번, 2번보다는 3번, 그리고 4번이라는 낫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내가 답한 것과 다른 사람 답을 들어보며 면접역량을 키우면 좋다.
왜 이런 질문을? 수치감각과 성과, 이익, 경쟁의 승리
수치감각은 일반 기업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스타트업, 소상공인 점포 같은 분야에서 수시로 쓰이는 감각이다. 그러한 감각은 바로 제품의 원가, 판매가격 그리고 경쟁의 승패로 이어진다. 고객이나 바이어 등 현장에서 만나는 상대에게 대체적인 판단으로 답을 주고받으면 스피디한 대화는 물론이고 전문성과 신뢰성을 보여주는 결과가 된다.
정부나 공기업 같은 경우도 초기 단계의 판단으로 국가의 예산이나 준조세로 이어지며 빠른 판단으로 걸러내는 효과도 있다. 동료나 상사, 부하들과 회의를 하거나 아이디어를 찾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자리에서 크게 빛을 발하는 경우도 있다.
NCS의 실전 활용
정부가 주도하며 지난 수년간 체계화한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에 나오는 ‘직업기초능력’(직종이나 직위에 상관없이 모든 직업인들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기본적인 능력 및 자질) 10대 항목 중 하나인 ‘수리능력’(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사칙연산, 통계, 확률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업무에 적용하는 능력)을 현장 적응형으로 면접에서 직접 점검이 가능한 방법이기도 하다.
홈페이지(https://www.ncs.go.kr/)에 들어가보면 기초연산능력, 기초통계능력, 도표분석능력, 도표작성능력으로 구분하고 있다. 내용을 보니 훨씬 더 어려운 문제들이 즐비하다. 심지어 수리능력 개념이나 응용을 설명하는 동영상 30분 분량이 15개 정도에 올라 있다. 고등학교 인강같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모든 공기업이 채택하고 있다.
답답하다. 종이로 시험치는 필기시험의 경우는 이해가 된다. 그런데, 공부하다가 나자빠지게 생겼다. 시험 잘 치는 사람만 좋아진다. 그래서 “NCS는 또다른 스펙이다”라는 말을 할까? 그런데, 일반 기업에서는 수치능력을 그렇게 복잡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치열한 대기업에서 직무적성검사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바로 적용이 가능한 실용적인 수치감각이다.
공기업 면접관과 인근 식당의 슬픈 모습
3년전에 국민의 토지 등 재산에 관련된 업무를 하는 공기업의 면접관으로 참가한 적이 있었다. 바로 이 질문을 던졌다. 건축나 토목, 공대생 출신들은 무난했지만 경영직군 지원자는 이런 질문에 거의 답을 못하였다. 조금 더 나간 “이 방에 축구공을 가득 채운다면 몇 개나 넣을 수 있을까?”라며 질문을 던지니 옆자리 면접관의 눈총이 날아오는 기분이었다.
면접을 마치고 인근 식당에 식사를 갔다. 공기업 이전에 따른 신도시 지역이었다. 식당 좌석 배치가 너무 촘촘하고 서비스도 늦었다. 한결같이 집세가 비싼 것이 이유였다. 분양가가 비싼 것이다. 그런데, 아침, 저녁식사 인원은 찾을 수가 없었다.
지역적으로 외진 곳인 데다, 주 52시간제로 야근이 없어졌으니 점심시간에만 매출을 올려야 하고 말도 안되는 식당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바닥 면적을 기준으로 할 때 매출 가능 금액이 추정되는 건축과 분양이 되어야 하는 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 공기업에서 새롭게 선발하는 신입사원들의 수치능력과 묘하게 대비가 되었다. 한 수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다음 편, 이런 질문은?
“제주도 관광지를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본인이 제주도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물어본 질문이라고 한다. 2022년 2월 17일자 아시아경제신문의 “면접이 왜 이래…취준생 가슴에 꽂히는 화살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내용 중 일부다.
참고로 기사에서는 이 면접자가 “무척이나 불쾌했다. 직무와 상관없는 질문이다”라고 하고 있다. 여러분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