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살펴보는 외국계 기업 입사전략

막연한 환상 버리고 발로 뛰는 적극성 필요

2019-10-30     김연정 기자

실업률 증가와 사상최악의 구직난으로 사회가 혼란스럽다.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전문가들은 외국계 기업에 도전해볼 것을 조언하다. 우리나라에 진출해있는 외국계 기업이 1만 8000개. 그러나 이들 글로벌 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구직자들은 많지 않다. 영어에 대한 압박감, 부족한 정보 등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워라밸 가능, 높은 연봉, 수평적 사내문화 등과 같은 막연한 환상을 버리고 직접 발로 뛰며 정보를 찾아본다면 의외의 알짜배기 기업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오해>

 

*워라밸(Work&Life Balance)?

 

 

외국계 기업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이 바로 워라밸이다. 물론 한국의 다른 기업에 비해 워라밸이 좀 더 지켜지는 것은 맞다. 그러나 산업과 직무에 따라 다르고 현지화가 얼마나 됐느냐에 따라 다르다. 외국계 기업이라도 영업이나 마케팅 쪽은 워라밸이 힘든 곳이 많다. 또한 외국인 직원이 많거나 유럽계 회사의 경우는 좀 더 워라밸이 잘 되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칼퇴근이 힘들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외국계 기업이 전부 파라다이스는 아니라는 것! 본사와 시간을 맞추려면 밤에도 온라인 미팅을 할 수 있다. 365일 칼퇴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자신에게 워라밸이 중요하다면 지원하는 기업의 가치관이나 문화를 분석하고, 어떤 직무를 선택할지도 고려해봐야 한다.

 

*높은 연봉?

 

 

외국계 기업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바로 연봉이 높을 거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산업별, 직무별로 다르지만 국내의 대기업에 비해 초봉이 그리 높지는 않다. 대신 성과급이 높다. 신입이라도 성과를 내면 연봉이 올라가는 기업이 많다. 외국계 기업에 종사하는 한 임원은 외국계 기업이 성과급 중심의 연봉제를 택하는 이유에 대해 “외국계 기업은 본사가 외국에 있고, 한국에 지사를 둔 형태이다. 그러다보니 본사는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영어?

 

 

최근 외국계 기업 지원자들이 늘어난 이유는 바로 다양한 해외연수 기회로 영어를 잘하는 취준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대로 외국계 기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도 유창하게 영어를 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일 것이다. 양쪽 모두 이유는 ‘영어’다. 그렇다면 실제로 외국계 기업에 지원하려면 현지인 수준으로 영어를 잘해야 할까. 외국계 기업 현직원들은 고개를 젓는다. 영어는 어떤 기업이냐, 어떤 직무냐에 따라 다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 스킬이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이며, 업무와 관련된 영어를 얼마나 할 줄 아느냐이다.

 

<채용전형 준비>

 

*이력서&커버레터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선정한 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쓰는 일일 것이다. 커버레터(Cover Letter)는 영문 이력서를 첨부하면서 인사담당자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할 수 있다. 1페이지 분량으로 지원자의 자격, 능력, 경력을 간결하게 기술하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만약 커버레터 없이 영문 이력서만 첨부한다면 곧바로 이력서가 휴지통으로 들어가게 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인사담당자의 눈에 띄는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쓸까? 외국계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첫째, 경험과 경력을 최대한 살리는 것! 대학시절에 맡았던 프로젝트와 아르바이트 경험까지 기술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두 번째는 그 경험과 경력을 통해 어떤 결과물을 냈는지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것이다. 아르바이트를 했다면 그 일을 해서 그 기업의 수익에 얼마를 기여했는지, 어떤 성과를 냈는지 수치화해서 포함시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거기에 더해 그 경험과 지원하는 회사의 직무와 연관시켜서 작성한다면 100점 만점의 이력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스펠링 틀리지 않기’이다.

 

*면접

 

 

서류전형에 합격했다면 다음 관문은 면접이다. 외국계 기업의 면접에서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은 역시 경험과 경력, 그리고 직무에 관한 것이다. 외국계 기업은 바로 업무에 투입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을 뽑고자 하기 때문에 업무에 적합한 사람인가를 가장 많이 본다. 지원하는 회사의 정보와 업무에 대한 사전분석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외국계 기업은 채용 공고를 낼 때, ‘Job Descpription'이라는 것을 첨부하는데, 회사가 지원자에게 바라는 스펙을 설명한 것이다. 여기에 맞게 자신의 장점과 능력을 조합하여 면접에 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외국계 기업에서는 질문과 무관한 답변을 하며 자신을 PR하는 것은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물어 보세요”라는 질문에 성의 있게 답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질문이 없으면 외국계 기업은 감점요인이다. 우리 회사에 관심이 없다고 오해한다.

 

<입사전략>

 

*인재풀

 

 

외국계 기업에 한번쯤 도전해본 지원자들은 도대체 채용공고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 답답해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알아야 할 점은 외국계 기업은 즉시 전력감, 즉 경력직을 선호하고 결원이 날 때 수시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마디로 발품을 팔아야 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인재풀에 등록해놓는 것! 기업리스트를 확보해서 내가 원하는 직무와 관련된 회사를 선별한 뒤 그 회사의 이메일로 내 이력서를 제출하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직무와 그 직무와 관련된 기업을 찾는 것이다. 무조건 외국계 기업이라고 이력서를 뿌렸다가는 입사해서도 적응 못하고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한 한 가지 중요한 Tip은 이력서를 보낸 후에 꼭 담당자와 전화통화를 해야 한다는 것! 검토를 못하고 기억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적 네트워크

 

 

외국계 기업에서 인재풀 다음으로 많이 활용하는 채용방식이 사내추천 제도이다. 결원이 생기는 경우 사내 추천 제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선후배들과의 친분을 통해 해당 기업 정보를 수시로 얻거나,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만든 동호회 등의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해 인맥을 늘려가는 것도 좋은 입사전략이 될 수 있다.

 

*경험 쌓기

 

 

외국계 기업은 직무를 중심으로 채용을 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나 기업의 인턴쉽을 통해 관련 업무를 경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경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몇 명의 고객을 응대했고, 하루에 몇 시간 동안 몇 개의 물건을 팔며 얼마의 매출을 올리는데 기여했는지 등의 사소해 보이는 것도 경험이다. 이런 경험을 이력서에 녹여낸다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생소함 때문에 지레 지원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고, 외국계 기업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고 ‘묻지마 지원’을 하는 지원자들도 많다. 그러나 수명이 길어지면서 이제 평생 한 직장에 다니는 시대는 지났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직무를 원하는지 아는 것! 내가 원하는 직무와 기업을 고민한 뒤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것이 취업전략에 성공하는 길일 것이다.